해외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단연 '음식'입니다. 방글라데시 음식이라고 하면 인도 커리와 비슷할 거라 짐작하지만, 실제로는 쌀을 주식으로 하며 민물고기와 겨자유를 사용하는 등 독특한 색깔이 뚜렷합니다. 처음엔 향신료 냄새에 주춤할 수 있지만, 한 번 맛 들이면 한국 돌아가서도 생각나는 마성의 음식 5가지를 골라봤습니다.
1. 카치 비리야니 (Kacchi Biryani): 잔치의 왕
방글라데시에서 '제대로 된 대접'을 받는다면 반드시 상에 오르는 음식입니다. '카치'는 '생것'이라는 뜻인데, 양념한 생양고기와 쌀을 커다란 솥에 층층이 쌓아 밀봉한 뒤 약한 불로 오랫동안 익혀냅니다.
밥알 하나하나에 양고기의 육즙과 향신료의 풍미가 배어 있어, 한 입 먹는 순간 입안에서 축제가 열립니다. 특히 함께 들어있는 포슬포슬한 감자가 별미죠. 향신료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강해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적응하고 사랑하게 되는 1순위 메뉴입니다.
2. 모로그 폴라오 (Morog Polao): 닭고기 볶음밥의 정석
양고기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닭고기를 활용한 '모로그 폴라오'가 정답입니다. 비리야니보다 향신료가 덜하고 좀 더 담백한 맛이 특징입니다. 버터의 일종인 '기(Ghee)'를 사용해 풍미가 아주 깊고 부드럽습니다.
제가 현지에서 기력이 없을 때 자주 찾던 보양식 같은 존재였습니다. 큼직한 닭다리 하나와 고소한 쌀밥, 그리고 곁들여 나오는 삶은 달걀까지 먹고 나면 한국의 삼계탕과는 또 다른 든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.
3. 푸치카 (Fuchka): 멈출 수 없는 길거리 간식
한국에 떡볶이가 있다면 방글라데시에는 '푸치카'가 있습니다. 작고 동그랗고 바삭하게 튀긴 볼(Puri) 안에 으깬 감자, 병아리콩, 양파, 고추를 채워 넣고 매콤새콤한 타마린드 소스를 부어 한입에 쏙 넣는 간식입니다.
처음에는 길거리 위생 때문에 망설여질 수 있지만,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메뉴로 팔 정도로 대중적입니다. 바삭함과 부드러움, 그리고 소스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중독성이 상당합니다. 단, 고수를 싫어하신다면 미리 말씀하셔야 합니다.
4. 바르타 (Bhorta): 한국의 나물과 닮은 맛
방글라데시 가정식의 정수는 '바르타'에 있습니다. 각종 채소나 생선을 삶거나 구운 뒤 으깨서 겨자유, 양파, 고추와 버무린 음식입니다. 감자 바르타(Alu Bhorta), 가지 바르타(Begun Bhorta) 등 종류가 수십 가지입니다.
갓 지은 하얀 쌀밥에 바르타 한 점을 올려 먹으면, 마치 한국에서 갓 버무린 나물이나 장아찌에 밥을 먹는 듯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. 특히 겨자유 특유의 알싸한 향이 한국인의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.
5. 미스티 (Mishti): 극강의 달콤함으로 마무리
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합니다. '미스티'는 우유를 졸여 만든 치즈볼을 설탕 시럽에 절인 전통 디저트입니다.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 정도인데, 그중 '로시고라(Roshogolla)'는 꼭 드셔보세요.
한 입 베어 물면 시럽이 터져 나오며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줍니다. 현지인 친구 집에 초대받았을 때 미스티 한 상자를 사 가는 것은 아주 좋은 매너이기도 합니다.
핵심 요약
초보자 추천: 향신료 거부감이 적은 '카치 비리야니'나 '모로그 폴라오'로 시작하세요.
친숙한 맛: '바르타'는 한국의 나물 반찬과 비슷해 한국인이 가장 편안하게 먹는 메뉴입니다.
주의사항: 길거리 음식인 푸치카 등은 위생이 검증된 식당에서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배탈 방지를 위해 좋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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